닉 부이치치는 세르비아 출신 아버지 보리스와 어머니 두쉬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양팔이 없는 닉은 친구와의 악수조차 불가능하다. 그런 그가 「닉 부이치치의 허그」라는 그에게 참으로 역설적인 제목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그렇지만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다정하게 다가가서 '허그'(hug)로 인사 나누기를 좋아한다.

닉은 놀랍게도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아니라 비장애인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 초중고등학교를 다녔으며, 대학에서 회계와 경영을 전공했다. 그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서핑을 하고, 드럼을 연주하고, 골프공을 치고, 컴퓨터를 한다. 우리는 닉의 이런 모습을 통해서 모든 사람이 있는 모습 그대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된다.

우리는 장애로 인한 한계를 쉽게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누구나 실패를 하게 마련이지만, 그때마다 그 실패를 통해서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그는 다시 일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닉은 강연 도중에 단상에서 자신이 넘어지는 모습을 청중에게 보여준다. 팔과 다리가 없는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겠는가? 그는 백 번이라도 '다시 일어서기'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바닥에 놓인 책 위에 대고 온몸을 구부려 결국 혼자 힘으로 다시 일어나 청중을 감동시킨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자신이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 닉은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에도 불구하고 삶을 비관하며 지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팔과 다리가 없으면서도 마음으로 세상을 껴안는 법을 배우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 사실 닉도 학창시절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했었다. 외모 때문에 아이들로부터 '외계인 같다'는 놀림을 받으면서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었다. 손을 잡아 줄 수도 없는 자신을 좋아할 여자 친구가 있겠는가? 포옹을 할 수도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하려는 여성이 있겠는가? 이런 생각으로 그는 늘 마음이 어두웠고 항상 부정적인 생각에 짓눌렸다.

하지만 친구들 앞에서 마음속의 이야기를 꺼내 놓은 이후 닉은 스스로 어떻게 자신과 세상을 껴안아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마침내 절망 가운데서 행복으로 통하는 문을 찾았다. 그는 자신이 정한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날마다 도전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넘어져도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양팔이 없는 닉에게 '허그'란 얼마나 역설적인 말인가? 하지만 그는 비전과 희망, 그리고 미래의 세계를 열정적으로 허그하고(품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팔과 다리가 없는 것이 빛나는 인생을 사는 데 결코 한계가 되지 않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왜 그렇게 행복하세요?" 이런 질문을 자주 들을 만큼 닉은 늘 밝고 활기차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라는 특별한 훈련에 익숙해졌다. 감염병 예방수칙에 따라 모든 국민이 일제히 마스크를 썼으며, 악수 인사가 사라지고, 카페나 식당의 출입에 제한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를 통해서 우리는 친밀한 인간관계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배웠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자유로이 식당과 카페에 드나드는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달았다.

이런 소소한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해 보이던 닉 부이치치가 아름답고 신실한 여인 카나에와 결혼하여 네 자녀의 아버지가 되었다. 닉이 신체적인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걸어온 인생 자체가 참으로 위대한 기적이다. 닉은 이제 지구촌 곳곳을 날아다니며 학생, 교사, 청년, 사업가, 직장인, 교회 신자 등 다양한 청중을 대상으로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메신저로서 온 세계에 유명한 인사가 되었다. "당신의 한계를 허그하라! 당신의 비전을 허그하라! 우리의 세상을 허그하라!" 양팔이 없는 닉 부이치치가 외치는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이다. / 유원열 목사·전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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